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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발자취

치소를 먹는 이유?

by 잘가세염 2012. 8. 19.

얼마만인가....아는 이 없는 블로그에 방문한지 꽤나 많은 시간이 지난 듯 하다. 예전에는 취업에 관한 글을 끄적였고 간간히 음악도 올리고 그랬던거 같다.

 

지금은 텅빈 블로그에 들어와도 과거의 아련한 기억만 있을 뿐 이곳에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업는 듯 하다. 아니 남은 것이 있다면 그 누군가 가끔 남겨놓은 발자국과 글을 쓸 당시의 나의 아련한 느낌 뿐.

 

소소한 이것들...다시 생각해 보면 이것들 '뿐' 이라고 치부할 것은 아닌 듯 하다. 그 순간의 기억과 느낌 만큼은 소중한 것이니깐.

 

어느 덧 30 이 되었고 어느 덧 한 직장에 머무른지 3년차가 되었고 어느 덧 상견례를 앞둔 어른이 되었다.

 

어둡고 칙칙한 블로그는 그대로 있었지만 나에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거 같은 짧은 시간들. 그 시간들을 벗어나 다시 이곳에 들렸다. 그리고 나는 다시 예전처럼 키보드를 두드리며 그 누군가가 볼지도 모를 나만의 글을 끄적이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글을 쓰는 듯 하다. 아니...주절거림 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지도 모르겠다.

 

뭐 어찌되었건 글이건 끄적거림이건 오랜만에 하는 이야기. 이것은 '치소' 에 대한 이야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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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소'

 

치키과 소주의 준말이다. 흔히들 치킨에는 맥주, '치맥' 이라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나는  홀로 치소를 즐기게 되었다. 사실 난 치킨을 굉장히 좋아한다.

 

농담삼아 전생에 닭에게 쪼여 죽었다 라고 말 할 정도로 닭을 즐겨 먹는다.

 

'남자라면 닭은  천 마리는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

 

나의 허접한 좌우명 이다.

 

예전에는 치킨에 맥주를 간간히 마셨는데 어느 덧 타지 생활을 하면서 부터 매주 치킨과 맥주를 즐기게 되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치킨에 소주로 변하게 되었다. 사실 치킨에 소주는 가족과 더불어 여자친구에게도 절대 비밀이다. 무슨 알콜 중독자도 아니고 혼자 치킨에 소주라니?

 

처음 치킨에 소주를 먹게 된 것은 '치맥 (이하 치킨에 맥주) ' 을 먹자니 너무 배가 부른 탓에 맥주를 빼고 소주를 택한 것이다. 사실 술을 좋아하는 것도 있고 나이가 들수록 배가 줄어서인지는 몰라도 맥주를 소화하기가 벅차게 느껴졌다. 아, 물론 난 혼자서 치킨 한 마리를 다 먹는다. 과거 썡썡한 나이에는 치킨 한마링 맥주 1천 CC 는 당연한 것이었다. (여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뚱뚱한 체형은 절대 아니다. 태어나서 60 kg 를 넘은 적이 없으니)

 

배가 부르다 보니 소주를 홀짝 홀짝 마시게 되었고 결국 '치소' 를 즐기게 되었다. 일요일 오후에 즐기는 혼자만의 '치소'

 

나이 30이 된 나의 낙이 되어 버렸다.

 

난 혼자 생각하는 스타일 이다. 그래서 담배를 필 때도 여럿이 가서 피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짭은 시간이라도 혼자 피며 혼자 그 순간을 즐기고 싶어한다. 주말에 혼자 타지에 있어도 절대 밖을 나가지 않는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사색을 즐긴다. (이런 나를 이해해 주는 여자 친구가 참 고맙게만 느껴진다.)

 

'치소'  역시 마찬가지 이다. 좋아하는 닭 뜯으며 소주 한잔 걸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사람이 술을 즐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선 마음이 무겁기 떄문이다. 난 즐거운 일이 있을 땐 결코 술을 먹지 않는다.

 

왜 난 마음이 무거운 것이고 왜 치소에 내 마음을 풀어내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 떄문이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 그것은 무엇일까? 단순하다. 내가 두려워 하는 것에 도망갈까봐 포기할까봐 두려운 것이다. 난 어릴 적 부터 겁이 많았고 남에게 의지하는 성향이 굉장히 강하였다.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나에게 직장생활이니 인간관계이니 결코 쉬운 것이 있을리 없다.

 

그런 무건운 마음을 홀로 풀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때의 순간일 뿐. 다음날 이면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며 나는 또다시 생각에 잠긴다. 내가 두려워 하는 것은 무엇이고 남들은 무엇을 두려워 하는 것일까.

 

결국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또다시 마음의 안식을 위해 그것을 찾게 되고 또다시 생각하고 또다시 깨어나고 또다시 무거워지는 생활의 반복. 어찌보면 지금의 나의 모습은 너무나 한심스럽고 무의미 하기 그지 짝이 없다.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사람의 얼굴과 생활을 변화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무거운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치소도 아닐 것이다. 나 자신에 대한 강한 의지와 믿음 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없는 ㅏ람에게 그런 것이 한 순간에 주어질 리는 없다. 그렇다 보니 다른 것에 의지하며 그 순간의 기분을 즐기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한 순간만 돌아서고 한 걸음만 물러서도 모든 것이 바뀔텐데 왜 그러지 못하는 것일까? 자기 개발 서적 그런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의 이야기를 보는 것 역시 치소와 다르지 않으리라. 그 순간의 감흥만 느껴질 뿐 그것이 무언가를 바꾸지는 못한다.

 

어찌보면 사라메겐 각자의 인생 각자의 목표가 있듯이 각자의 고민과 각가의 굴레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목표가 무언가를 성취하고 이루어 내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자신만의 굴레를 벗어내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가고자 하는 지점은 같다. 그것은 바로 행복

 

그 행복을 얻는 것이 무언가를 성취하고 이루어내는 것 (돈을 많이 벌고 지위를 높히거나)

 

혹은 마음의 굴레를 벗고 편안하게 사는 것 (해탈 이라는 것인가)

 

등등 여러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행복을 위해 고민한 들 바뀌는 것은 없다. 치소가 주는 행복도 순간일 뿐.

 

어떻게 해야 우리는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순간의 행복이 아닌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행복.

 

그리고 행복이 무너짇라도 다시 일어 날 수 있는 힘

 

그것은 어디에서 어떻게 찾는 것일까?

 

난 알고싶고 그것을 찾고 싶다. 그리고 치소도 굿 바이하고 싶다. (뭐 치킨은 계속 먹을지도)